인공지능(AI)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며 코드를 대신 작성해 주는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개발자의 기본기인 ‘알고리즘 역량’과 ‘코딩 기초’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국민대학교는 학생들의 실무 능력을 검증하고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코딩 역량 인증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 2월에도 많은 관심 속에 시험이 치러졌다.
과연 학생들은 코딩 역량 인증제와 라이브 코딩 테스트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그리고 AI 시대에 개발자가 갖춰야 할 진짜 경쟁력은 무엇일까? 본 기사는 알고리즘 교육에 매진해 온 최준수 교수, 그리고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귀중한 의견을 내어준 박하명 교수를 만나 앞으로의 학습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2월 코딩 역량 인증제에 대한 두 교수의 평가
지난 2월 시행된 코딩 역량 인증제에 대해 학생들은 다소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최준수 교수는 “인증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기업의 입사 시험을 통과하고 실무 능력을 인정받도록 하는 것”이라며 기업 요구 수준을 고려할 때 적절한 난이도라고 평가했다. 박하명 교수 역시 최근 출제 문제를 검토한 뒤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 간의 난이도 격차가 예년보다 다소 줄어든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두 교수는 최근 출제되는 문제들의 경향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유형이 등장하기보다는 기존 알고리즘들의 패턴이 반복적으로 응용되어 출제된다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특정 문제를 마주했을 때, 자신이 알고 있는 여러 알고리즘 중 어떤 것을 선택하여 접근해야 할지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훈련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합격과 불합격을 나누는 기준 그리고 학습법
두 교수가 강조한 라이브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한 핵심 역량은 ‘체득’과 ‘이론 학습’의 조화다. 박 교수는 코딩을 피아노 연주에 비유하며 “쉬운 문제라도 반복해서 풀어 코드를 손에 익히는 체득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 역시 “자료구조, 알고리즘, 실전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정규 교과과정을 충실히 따라가며 매일 한 문제씩 꾸준히 푸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로 두 교수는 모두 ‘패턴의 내재화’와 ‘응용력’을 꼽았다. 제한 시간 안에 문제를 풀려면 비슷한 패턴의 문제를 충분히 경험해 보았는지, 수수께끼를 풀듯 끈질기게 해답을 찾아내는 훈련이 되어 있는지가 당락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최근 백준 서비스 종료에 대해서 방황하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최 교수는 “언어 장벽이 낮아진 만큼 글로벌 알고리즘 사이트에서 전 세계 개발자들과 랭킹을 겨뤄볼 것”을 추천했고, 박 교수는 언어나 툴에 얽매이지 않고 문제 해결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사이트인 ‘프로젝트 오일러(Project Euler)‘를 소개하며 시야를 넓힐 것을 추천했다.
AI 시대의 생존 전략, “단순 코더를 넘어 설계자로”
AI가 복잡한 코드를 훌륭하게 생성해 내는 시대, 알고리즘 학습의 깊이와 목표도 달라져야 한다. 과거처럼 사람이 직접 구현하기 몹시 까다로운 고난도 알고리즘 구현 능력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신 최 교수는 “주어진 문제의 구조를 파악하는 시스템 설계 능력, AI가 생성한 코드를 읽고 분석하는 능력, 오류를 잡아내는 디버깅 및 리팩토링 능력”을 새로운 시대의 핵심 역량으로 제시했다. 박 교수는 재치 있는 비유를 더했다. “AI는 훌륭한 코더지만 ‘관심법’은 쓰지 못한다. 내가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지 명확히 지시하려면 문제 정의 능력이 필수적이다.” 두 교수는 공통적으로 AI 시대에는 단순한 코딩 기술보다 ‘무엇을 해결할 것인가’를 정확히 규명하고 지시하는 문제 정의 능력이 개발자의 가장 핵심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AI가 내놓은 해법을 검증하고 한 걸음 더 효율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개발자 본인의 탄탄한 알고리즘 이론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 두 교수의 공통된 결론이다.
코딩 테스트의 미래와 전공자의 비전
앞으로의 코딩 역량 인증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두 교수는 다채로운 시각을 보여주었다. 최 교수는 “현재의 코딩 역량 인증제는 AI 시대에도 개발자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을 평가하기에 충분히 잘 만들어진 검증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박 교수는 “테스트의 본래 의의가 퇴색된 만큼, AI를 활용해 주어진 문제의 스코어를 극대화하는 ‘캐글(Kaggle)’ 같은 대회 형식의 평가 도입도 고려해 볼 만하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혼란을 겪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남겼다.
“비전공자가 얕은 지식으로 취업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하지만 이는 묵묵히 탄탄한 기초를 다진 전공자들에게 엄청난 기회가 열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가오는 AI의 물결 속에서 기본기를 다지며 AI와 공존하는 법을 배운다면, 우리 국민대 학생들이 향후 IT 업계의 든든한 기둥으로 성장할 것입니다.”